해제일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백담사 검인당에서 해제법회가 봉행됐다. 해제법회는 신흥사 향성선원, 백담사 무금선원 정진대중과 인제군수,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 등 내외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매번 화제의 법문으로 주목을 받는 무산스님의 해제법문을 듣기위해 찾은 대중이 적지 않았다.

“삶이란 우리처럼 지금 만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법문에 앞서 무산스님은 대중과 만나 차담을 나눴다. 소참법문을 통해 스님은 “어느새 인제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소리를 듣는 때가 됐다. 그래도 사람들과 이렇게 만나고 있으니 삶이 있는 것이다”며 무문관에서 안거를 보낸 소감을 전했다.

이어 법상에 오른 스님은 “나는 세 살에 절에서 자라야 오래 산다고 해 한 절에 맡겨져 살았다. 이제는 내가 어느 해인지 모를 나이가 됐다. 그와 같고 이와 같은 것이다. 여러분이 보는 것과 같은 것이지, 더도 없다”며 법문을 시작했다.

“무문관에 있으니 오고 가는 사람이 없어, 생각도 없어집니다. 해제를 앞두고 무엇을 법문할까 하는데 마침 진제종정예하의 해제 법문이 좋아 전합니다. 진제 선사가 28살에 향봉스님을 모시고 정진하다가 깨달음을 얻어 용이 되겠노라고 게송을 읊으니 향봉스님이 ‘용 잡아 먹는 금시조를 만나면 어찌 하겠는가’ 묻습니다. 그러자 진제스님이 몸을 낮춰 세걸음 뒤로 물러납니다. 이에 향봉스님이 ‘옳다, 옳다’하자 모든 의심이 끊어졌다다고 합니다. 중국 마조선사도 한날 대중에게 물었습니다. ‘금시조를 만나면 어떻게 하겠는가.’ 오늘 해제를 마친 대중은 어떻하시겠습니까. 오늘 보니 해제 때 무슨 기사거리를 기다리며 온 기자들이 있는데, 오늘은 진제종정의 법문을 전하고 마쳐 실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미안합니다. 법문은 이걸로 끝이라.”

  
 

이어 무산스님은 권성훈 고려대 교수에게 당호를 전달했다. 당호는 안동.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모양을 잃지 않으며, 매화는 일생동안 추위속에서도 한눈을 팔지 않고, 달은 천년이 지나도 지조를 잃지 않으며, 버들가지는 백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는 조선시대 상촌 선생의 시를 소개한 스님은 “안동에서 출생한 권 교수에게 안동 땅 전부를 줄테니 주인노릇 잘 하셔라”고 법문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주인노릇 하라는, 대중에게 주는 법문이기도 했다.

무산스님은 대중에게 “어느 곳에서나 정진하라”는 당부로 이날 법석을 닫았다.